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미래 식탁: 인공고기와 대체식품의 가능성과 과제

 

본문

1. 기후 변화와 현재 식품 시스템의 충돌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과 농축산 시스템은 기후 변화와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축산업은 온실가스, 토지 전환, 물 사용, 질소 및 인 배출 등 다양한 환경 부담을 동시에 발생시키고 있지요.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가축 관련 활동이 인간 배출의 약 14‑18%를 차지한다고 평가한 바 있고, 이전 보고서는 이를 18% 수준으로 본 적도 있습니다. 

문제는, 전 세계 육류 수요가 인구 증가, 소득 증가 등 요인으로 앞으로도 계속 확대될 전망이라는 점입니다. 만약 이 수요를 기존 방식만으로 감당하려 한다면 환경 부담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어떻게 먹을 것인가”는 단순한 식습관의 문제가 아니라 기후 전략의 핵심이 됩니다. 즉, 에너지나 교통만 변화시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식품 전환 전략이 반드시 함께 가야 합니다.


2. 대체 단백질과 인공고기: 개념과 기술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미래 식탁

미래 식탁의 전환을 돕는 대표적인 수단이 바로 대체 단백질(alternative proteins) 이며, 크게 세 갈래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 식물 기반 단백질 (plant‑based)

      콩, 완두, 밀, 콩단백 등 식물성 원료를 활용하여 고기나 유제품과 유사한 맛과 조직감을 구현하는 방식입니다.

      장점은 비교적 기술 진입 장벽이 낮다는 점이며, 현실적인 전환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맛·식감·영양 구성에서 완전 동일성을 구현하기는 쉽지 않다는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 발효 기반 단백질 (fermentation‑derived)

      미생물(예: 효모, 균류 등)을 이용하여 단백질, 펩타이드, 조직 단백질 등을 생산하는 방식입니다.

      “정밀 발효(precision fermentation)” 기술을 통해 복잡한 단백질 구조까지 설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으며, 향후 혁신 가능성이 크다고 여겨집니다.

  • 세포 배양 고기 (cultivated meat / 인공고기)

      동물의 줄기세포나 근육세포를 채취하여 시험관이나 생물반응기(bioreactor) 안에서 증식시키고 조직을 형성해 고기 형태로 만드는 기술입니다.

      이 방식이 완성되면 동물 도살이 필요 없고, 조직 구조나 지방 분포 등까지 제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비용, 스케일업, 배지(배양액) 구성, 에너지 소비, 안전성 확보 등이 넘어야 할 큰 산입니다. 

기후 관점에서 볼 때, 여러 보고서는 대체 단백질이 전통 축산보다 환경 영향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예컨대, 대체 단백질은 토지 사용, 물 사용, 온실가스 배출량 등을 대폭 낮출 수 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또 다른 연구는 2035년까지 대체 단백질이 전세계 단백질 소비의 약 11% 정도를 차지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장밋빛은 아닙니다.

  • 현재 인공고기 산업은 아직 초기 단계에 있고, 대량생산 방식이 확립된 것은 아닙니다. 

  • 에너지 사용 측면에서는 어떤 조건에서는 오히려 배출이 높아질 가능성도 지적됩니다.

  • 또한 소비자 수용성, 비용 경쟁력, 규제 허가 등이 기술 측면 외의 중요한 장애물이 되고 있습니다.


3. 한국의 사례와 국내 흐름

한국에서도 대체식품, 배양육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우선 소비자의 태도 측면에서는 꽤 긍정적인 여론이 존재합니다. 한국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약 90%가 인공고기를 “한 번쯤 시도해 보고 싶다”고 답했고, 슈퍼마켓이나 식당에서 판매되는 것에 찬성하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다만 가격이 높을 경우 구매가 꺼려진다는 응답도 많았으며, 일부는 “훨씬 저렴하다면 가능”이라는 태도를 보였어요. 

시장 규모 측면에서, 한국의 배양식품(cultured food) 시장은 2023년 약 3억 4,360만 달러였고, 2030년에는 약 6억 2,390만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연평균 성장률(CAGR)은 약 8.9%로 전망됩니다. 

이런 수치는 아직 전체 식품 시장에 비하면 작지만, 빠른 성장 잠재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제도적 흐름에서도 움직임이 있는데요, 한국 정부는 “식물성 대체식품 산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고, 플랜트 기반(food plant‑based) 전략이 점차 강조되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 무슬림 연합(Korea Muslim Federation)은 인공고기를 할랄(Halal) 기준에 맞도록 생산되면 허용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바 있습니다. 

이처럼 기술, 소비자, 정책이 모두 어느 정도 움직이고 있지만, 기술 상용화와 제도 정비 등이 따라야 한다는 점은 한국도 예외는 아닙니다.


4. 미래 식탁의 전환 전략과 시나리오

미래 식탁의 전환 전략과 시나리오

초기 단계: 혼합 및 점진적 대체

처음부터 완전 인공고기로 전환하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많은 전문가들이 제안하는 방식은 혼합형 대체육 또는 식물 중심 + 일부 고기 형태의 식단입니다.

이 방식을 통해 소비자 거부감을 줄이고, 점진적으로 대체 단백질에 익숙해지도록 유도할 수 있습니다.

중간 단계: 고성능 단백질 개발

이후, 발효 기반 단백질 기술이 발전하면서 고품질의 단백질, 펩타이드, 조직 단백질을 정밀하게 설계한 제품이 확대될 것입니다.

디자인된 단백질로 맛, 식감, 영양을 개선해 소비자의 기대에 점차 부합하게 될 거예요.

장기 단계: 상업화된 배양육

마지막으로, 상업화 수준의 배양육이 등장한다면 인공고기 대량 생산이 가능해지고, 축산업 중심의 패러다임의 전환이 이뤄질 수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는 비용 경쟁력 확보, 에너지 효율화, 안전성 보장, 법적 및 제도적 허가가 핵심 과제가 됩니다.

이 전환 과정은 단순한 기술 변화가 아니라, 제도, 시장, 문화, 소비자 수용성, 윤리성이 함께 고려되어야 하는 복합적 변화입니다.


5. 주요 쟁점과 리스크

영양 및 건강 안전성

인공고기나 발효 단백질 제품은 단백질, 지방, 미네랄, 비타민 등을 설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포화지방을 줄이거나 필수 아미노산 비율을 조절하는 것이 가능하죠.

하지만 아직 장기 섭취에 대한 연구는 충분하지 않고, 알레르기 반응이나 미생물 오염 위험, 신소재 사용 등에 대한 규제와 기준 마련이 필요합니다.

비용과 규모

현재 배양액, 지지체, 스케일업 공정 등이 매우 높은 비용 요인이며, 이를 낮추는 기술 혁신이 필수입니다.

또한, 배양 과정이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할 경우 환경 이득이 줄어들 수 있어서, 에너지 사용 방식과 효율화도 중대한 과제입니다.

사회경제적 영향

대체 식품 산업이 커지면 축산업 중심의 전통 농업 기반 지역이나 종사자들에게 타격이 있을 수 있습니다.

농민 전환 지원, 지역 경제 균형 유지, 식품 접근성 확보 등이 중요한 사회적 과제입니다.

규제 및 제도

인공고기는 아직 많은 나라에서 식품 안전 허가, 라벨링 규제, 윤리성 심사 등 법적 체계가 미흡합니다.

또한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는 인증 시스템, 탄소 라벨, 원료 투명성 등이 확보되어야 합니다.

소비자 수용성과 문화

많은 사람이 “자연스러운 식품”이라는 인식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인공고기가 “인공적이다”, “불안하다”는 인식을 깨는 것이 중요하며, 쉽고 긍정적인 시식 경험, 브랜딩, 마케팅, 교육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한국에서도 조사에 따르면 “한 번은 먹어 보고 싶다”는 응답은 많지만, 지속적 소비 의향은 낮다는 응답이 있습니다. 


6. 제언: 개인, 기업, 정부 차원에서 해야 할 일

개인 차원

  • 먼저 고기 소비 빈도와 양을 줄이고, 하루 또는 일주일 중 한 끼는 채식이나 대체 단백질을 도전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 식물 기반 단백질 제품(콩, 두부, 완두 단백질 등)을 적극 활용하시고, 친환경 식재료 중심의 식단으로 방향을 바꾸시는 것도 좋습니다.

  • 소비자로서 제품에 대한 정보(원료, 탄소 배출 라벨, 인증 등)를 요구하고, 지속 가능성을 지지하는 브랜드를 선택하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기업 / 스타트업

  • 맛·식감·영양 측면에서 소비자 기대에 부합하는 제품 개발

  • 생산 공정 혁신 및 비용 절감

  • 친환경 공급망 구축 및 원료 안정화

  • 소비자 경험 중심의 마케팅, 브랜딩, 스토리텔링

  • 지속 가능성 인증, 탄소 라벨링, 제품 투명성 확보

정부 / 사회

  • 대체단백질 R&D 및 인프라 지원

  • 보조금, 세제 혜택 등 정책 인센티브 제공

  • 공공 급식, 학교 급식 등에서 대체 식단 도입

  • 식품 안전 규제, 라벨링 기준, 인증 시스템 정비

  • 농업 전환 지원 및 지역 경제 균형 정책

  • 시민 교육, 캠페인, 인식 전환 사업


7. 마무리: 미래 식탁의 의미

미래 식탁은 단순히 우리가 무엇을 먹을 것인가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기후, 환경, 건강, 산업 구조, 문화, 윤리가 모두 얽힌 복합적 전환의 일부입니다.

인공고기와 대체식품은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유망한 도구이지만, 그것만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기술 혁신과 산업 상용화, 소비자 수용성, 제도 정비, 사회적 형평성 확보 등이 함께 이루어져야 비로소 지속 가능한 식탁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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